새로 알바를 하나 더 구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은 것 같다. 너무 다행이다. 이제는 말도 안되는 바람들보다 이렇게 현실적인 작은 바람이 이루어질 때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작은 좌절들이 쌓이면 아직도 개복치인 나는 언제 다시 둥둥 떠다니는 먼지가 될지 모른다. 날씨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다. 7월이 됐지만 저녁에는 여전히 밤바람이 시원하다. 걷고...
안녕. 요즘 다이소에서 이천 원짜리 실리콘을 사다 공중 화장실 구멍을 메우며 정의를 구현중이야. 생일 편지가 허접해서 많이 놀랐지. 사실 써놓은 건 따로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생일에 주저리주저리 얘기해놓은 내용이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제대로 챙겨주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하게 됐다.. 내 능력이 거기까지였어.. 그리고 아래로 몇 가지 고백을 좀 하려고. ...
무언가를 미루고 미루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치과 정기 검진도 놓치고, 학원 등록을 놓쳤으며, 친구까지 놓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내 귀차니즘은 어딘가 병적인 구석이 있다. 그냥 귀찮다, 가 아니고 모든 일을 하기 싫은 지경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허할 때 사치하기 위해 다니는 알바가 아니었다면 영락없는 히키코모리였을 것이다. 사실 그나마 있는 친구들...
움츠리고 고개 숙인 계절이 지나 봄이 왔지만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겨울이 여기에 있다. 내 마음속 늘 비가 내리는 곳을 여름 장마철로 여겨왔는데, 어쩌면 여름에 살고 싶은 겨울비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무심하고 날카로운 이를 만나느니 차라리 무겁게 숨 막히는 이를 바랐나 보다. 또다시 온몸으로 축축하게 물기가 번지는 모양을 느끼면 조용히 일어나...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 바깥공기가 그새 꽤 차가워졌다. 흡 하고 길게 들이마시자 겨울 냄새 섞인 가을이 몸속에 퍼진다. 핸드폰 속 자주 듣는 아티스트에 버디가 추가되었다. 고질병이 다시 도질 것이다. 추운 날 더 심해지는 우울과 고독의 신호탄이다. 벌써 징조가 보인다. 괜히 도서관에 가서 관심도 없는 책을 빌린다던가, 매번 걷던 길도 분위기에 취해 다르게 ...
길을 잃은 것과 목적지를 잃은 것은 다르다. 두 가지 중 틀린 것은 없지만 방황이나 다름없는 후자에 비해 전자의 처지가 더 나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방랑의 길 끝에 무엇이 있을까, 끝이 있기는 한 걸까, 방랑의 시간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이 방랑에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다. 그 모든 질문에 대해 할 수 있는 대답이다. 참 맥빠지게 간단하지만 어쩌면 그게...
친구에게 요즘 날이 많이 더워졌어. 언제 봄이었냐는 듯 성큼 여름이다. 그래도 아직은 해가 지고나면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날씨야. 산책하기 딱 좋아. 특히 낮에 있는 대로 신경질을 부리던 해가 흔적만 남기고 떠난 하늘은 참 예쁘다. 눈높이 주변으로 은은한 붉은빛과 머리 꼭대기의 검푸른 고요함이 물감 퍼지듯 공존하는 마법이란. 익숙한 길도 처음 걷는 길만...
개명할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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